6일부터 최장 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설 연휴 기간, 몰아볼 만한 콘텐츠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코미디, 액션, 학원물, 로맨스부터 사극, 그리고 오컬트까지. 취향 따라, 그날의 기분 따라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다.
이번 연휴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주목할 만하다. 먼저 이달 초 방송을 시작한 ‘원경’은 원경(차주영)과 방원(이현욱)의 전사(前事)가 담긴 프리퀄 ‘원경: 단오의 인연’이 지난 21일 공개되며 이야기에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원경’은 방원이 왕위에 오른 뒤 정치적 동반자였던 원경을 견제하며 애증의 서사가 펼쳐지고 있다. ‘원경’을 먼저 본 뒤 ‘단오의 인연’을 시청하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욱 깊게 와닿을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이 공개됐다.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집중된 가민(황민현)이 최악의 학교에서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여정을 그린 코믹 고교 액션물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스터디그룹’은 각자 사연을 가진 학생들의 성장뿐 아니라 리듬감 넘치는 짜릿한 액션이 더해져 가볍게 볼 만하다.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최근 4화까지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가 제격이다. 사회의 악을 처단하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카메라부터 들고 달려드는 탐사보도팀 트리거가 사이다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선 속 시원하게 해결되기 어려운 사이비 종교, 동물 학대, 계약직 차별 등의 문제가 풀려가는 과정이 막힘 없이 이어진다.
‘트리거’처럼 속을 뻥 뚫어주지만, 장르만 다른 ‘중증외상센터’는 지난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반드시 필요함에도 유명무실한 채로 방치되고 있는 한국대병원 중증외상팀을 소생하기 위해 부임해온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과 그의 ‘팀 중증’이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을 살리는 이야기다.
OTT 콘텐츠 몰아보기를 끝냈다면 영화관으로 발길을 돌려 새로운 장르를 만나러 가도 좋다. 설 연휴를 가볍게 웃으며 보내고 싶다면 권상우표 코믹 액션물 ‘히트맨2’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웹툰 ‘암살요원 준’으로 인기를 얻은 국정원 요원 출신 작가 준(권상우)이 웹툰 내용을 모방한 테러의 용의자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전편보다 규모가 커진 액션이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송혜교를 볼 수 있는 ‘검은 수녀들’은 ‘히트맨2’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검은 사제들’(2015)의 속편으로,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두 수녀의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다. 기존의 관념을 깨는 캐릭터와 여성인 수녀들이 주인공으로서 연대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전작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
쌀쌀한 날씨를 따뜻한 로맨스로 녹이고 싶다면 27일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대만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과 정아(원진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애절한 로맨스를 그렸다. 원작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