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세례받고 목사님과 악수했던 아기 ‘허준’ 필리핀 선교 가기 전 “자녀 걱정 말라” 음성 들어

입력 2025-02-01 03:07
허원석(35) 박혜민(27) 부부의 자녀 허준(1)군이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자대학교 교회에서 열린 유아세례식에서 축복기도를 해주려는 담임목사를 보고 활짝 웃고 있다. 박혜민씨 제공

저희 부부는 출산 진통 중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 선교사 지원서류를 들고 아산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예상보다 빨리 진통이 시작된 그날이 마침 서류 마감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선교사 헌신에 나선 날,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을 저희 부부에게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난 지 30일째 되는 날, 저희는 총회 선교사 합숙 훈련에 한 달간 참석하게 됐습니다. 아기가 너무 어려서 주변에서 많은 걱정을 하셨지만 하나님께서 보호해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자라나는 데 있어 환경도 중요하지만 그 환경을 넘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함께 가는 결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훈련에 입소한 30일부터 마치는 60일까지 아기는 한 번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훈련을 마쳤습니다.

저 또한 선교사 자녀로 자라면서 경험한 것은 부모가 하나님께 헌신하면 하나님께서 자녀를 전적으로 책임져주신다는 것입니다. 11월 3일 남편이 사역하던 서울여대 대학교회에서 파송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다음 달에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아기가 유아세례를 받고 선교지로 떠나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성탄절에 유아세례를 받게 됐습니다. 많은 성도님의 사랑과 축복 속에서 진행된 유아세례에서 아기도 기뻤는지 방긋방긋 웃으며 유아세례를 받고, 목사님과 악수까지 했습니다. 그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 9개월 동안 선교 사역과 목회로 바쁘신 양가 부모님의 도움 없이 오로지 우리 부부의 힘으로 키워냈던 시간이 위로받는 순간이 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선교지에 가서 “더 이상 자녀 걱정은 하지 말라”는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오히려 자녀를 통해 우리 가정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큰 기쁨을 전할 것이라는 평안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한 명의 아이도 키우기 어려운 시대지만 하나님나라의 가치로 살아간다면 자녀를 양육하는 일 자체가 기쁨이고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가정 안에서 먼저 하나님나라를 이루며 세상에 그 나라를 확장하는 그리스도인의 가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허원석 박혜민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