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리조트기업인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면서 항공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유럽·미주 노선을 보유한 에어프레미아와 국내·아시아 노선 위주의 티웨이항공을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양한 항공 노선과 해외 보유 호텔을 연계하는 전략으로 사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이자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22일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경영진 전면 교체와 유상증자를 요구하는 등 경영 참여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0일 티웨이항공과 정홍근 대표이사에게 보낸 경영개선요구서에서 “티웨이항공은 부족한 정비 비용과 인력, 항공안전감독에 따른 높은 개선지시비율로 미뤄볼 때 항공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안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명소노그룹 측은 오는 3월 예정된 티웨이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 등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에 주총 의안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을 전달하고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요청한 상태다.
대명소노그룹 지분율은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대명소노시즌(10%)을 합해 26.77%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예림당·티웨이홀딩스(30.06%)와 차이가 약 3% 포인트에 불과해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의 주주들은 주총에서 1주당 의결권 1표를 행사할 수 있다. 현금 보유량 면에서 월등히 앞선 대명소노그룹이 소액주주 표심 확보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티웨이항공 측은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티웨이홀딩스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 효과로 전일 대비 18.39% 오른 120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명소노그룹은 2019년 베트남 하이퐁 리조트 위탁 운영을 시작으로 미국 워싱턴·뉴욕·하와이와 프랑스 파리 호텔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호텔·리조트 인프라와 항공이 결합된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명소노그룹은 다른 LCC인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확보해 티웨이항공과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JC파트너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581억원에 인수했다. 남은 11%도 오는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확보한 상태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두 항공사의 합병도 고려 대상”이라며 “양사 합병 시 중·단거리 노선과 장거리 노선의 확보를 통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과 외형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합병한다면 대형항공사(FSC)로 도약도 가능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친 대형 LCC 출범이 임박한 데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여객기 참사 수습에 전력하고 있는 만큼 업계 재편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