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기의 시작”… 美, 718조원짜리 ‘AI 프로젝트’ 착수

입력 2025-01-22 18:45 수정 2025-01-22 21: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오른쪽부터)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이 최소 5000억 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세계 2위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미국 내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게이트에 대해 “역사상 가장 큰 AI 인프라 프로젝트로 10만개 이상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할 회사가 등장한다”며 “전국의 데이터센터 등 차세대 AI의 동력이 될 물리적·가상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AI 기술과 인프라)을 미국에 두고 싶다”며 “이 투자금은 보통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 특히 중국으로 갔을 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 내 AI 공장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용이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발표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도 참석했다. 세 회사는 초기 자금으로 1000억 달러를 투입하고 향후 4년간 나머지 4000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올트먼은 “슈퍼 AI가 등장해 인류가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이게 바로 황금기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백, 수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산업이 창출될 텐데 대통령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대통령에게 1000억 달러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5000억 달러를 들고 돌아왔다”며 “어제 취임사에서 말했던 것처럼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찾아 100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엘리슨 회장도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님, 당신이 없었으면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성명에서 “스타게이트가 AI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수십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며 전 세계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표는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AI 산업 패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AI 분야에서 개발과 규제 간 균형을 추구했던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에선 미국을 ‘AI 초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개발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I 업계는 이런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새 행정부가 기술 업계 성장을 장려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며 “정부가 첨단 분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