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한 전장이었던 독일과 소련의 전쟁(독소전쟁)을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복원해 전쟁의 본질과 독재 체제의 폭력성을 조명한다. 영국 역사 작가인 저자는 “독소전쟁은 결코 영광스럽지 않았으며, 모든 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더러운 전쟁”이었다고 말한다. 책은 전쟁에 연루된 범죄자, 피해자, 생존자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통해 독소전쟁의 실체를 복원했다. 전쟁의 영웅적 서사 뒤에 숨겨진 소수자의 고통과 약자의 희생, 국가 체제의 위선을 드러낸다.
저자는 특히 히틀러와 스탈린의 유사점에 주목한다.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념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도 수백만명의 인명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저자는 “히틀러와 스탈린은 자신들을 자발적으로 따르던 수많은 추종자에게 영광스러운 세상이 미래에 있음을 약속했다. 지금 당면한 문제는 내일의 유토피아를 위해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일’은 결코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번역자 허승철 고대 명예교수는 “두 폭군과 그들의 시대를 이해하는 것은 과거의 참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적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