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을 소망하는 다음세대의 목소리가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오전 5시 새벽예배부터 찬양, 말씀, 기도, 소그룹 모임이 자정까지 이어져도 학생들의 눈은 반짝였다. 신길교회(이기용 목사)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교회에서 개최한 ‘전국 청소년·청년 성령콘퍼런스’ 현장이다. 20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평생 하나님을 섬기며 그리스도인의 모범을 보이는 삶을 살 것을 다짐했다.
신길교회 성령콘퍼런스는 2018년부터 매년 두 차례 열리고 있다. ‘다음세대도 성령을 받아야 산다’는 절실함에 이들의 신앙 성숙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번 겨울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청년으로 기간을 나누어 개최됐다. 지난 16일부터 열린 어린이 콘퍼런스에 이어 20일부터 열린 청소년·청년 콘퍼런스에서는 하다쉬뮤직과 이츠미의 찬양 공연도 펼쳐졌다.
2박 3일 일정에 숙식을 포함해 참가비는 인당 3만원이다. 저렴한 참가비 대비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자체 수련회를 열기 어려운 작은 교회들이 초교파로 전국에서 참여한다. 올해는 90개 교회에서 1800여명이 참석했다.
중·고등부 11명과 함께 온 경기도 안양중앙성결교회 정유환 교사는 “교회에서 별도 수련회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성령콘퍼런스에 참석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처음에는 우리끼리 수련회를 열지 못해 서운해했는데 이곳에서 뜨겁게 예배드리고 저녁엔 별도로 모임을 할 수 있어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전주 세향교회는 중등부부터 청년부까지 50여명이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이하슬(14) 학생은 “다 같이 뛰고 소리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며 “참석하길 잘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콘퍼런스에는 매년 해외 교회에서도 참여한다. 올해는 태국 파타야 할렐루야축구단 청소년 13명이 방문했다. 신길교회 여전도회에서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헌금으로 이들의 비행기표 등을 마련했다. 태국 청소년들은 말은 통하지 않아도 찬양에 맞춰 신나게 뛰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올해 성령콘퍼런스 주제는 ‘세상을 이기는 사람들’이다. 이기용 목사는 다음세대를 축복하며 세상의 폭력 유혹 욕심 교만 불순종을 이겨낼 것을 강조했다.
강단에서 내려와 청소년들과 눈을 맞추며 설교한 이 목사는 “내가 가진 재능과 은사는 내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나에게 맡겨주신 것”이라며 “믿음의 사람은 우리의 존재와 삶 모두 하나님께서 주셨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나누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목회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부족해 한국교회가 위기에 놓였다”며 “우리 청소년들이 하나님께 헌신해서 전 세계를 복음화하는 역할을 감당하자”고 권면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