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자 등 약자에 자비를” 트럼프 면전서 설교한 목회자

입력 2025-01-23 03:01
사진=AP뉴시스

“마지막으로 간청드립니다.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마리안 버드(사진) 미국성공회 워싱턴교구 주교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국가를 위한 기도 예배’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불법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제 정책을 예고해 온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포용과 완화를 요청한 것이다.

버드 주교는 “농작물을 수확하고 사무실을 청소하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병원 야간 근무를 하는 사람 중에는 시민권이 없거나 적법한 서류가 없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이민자는 범죄자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부모가 추방될까 두려워하는 어린이들, 전쟁과 박해로부터 도망쳐 나온 이들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자비와 환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특히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낯선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가르치셨다. 우리는 모두 이 땅에서 한때 낯선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면서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의 존엄을 존중하며, 사랑으로 진실을 말하고, 서로와 하나님과 겸손히 동행할 힘과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간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드 주교의 설교에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예배를 마친 뒤 한 기자의 질문에 “좋은 설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