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외교 수장을 맡은 마코 루비오(53) 국무장관이 취임 첫날 중국 견제에 방점이 찍힌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회의를 통해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또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에 대한 우려를 논의했다.
루비오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쿼드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 뒤 참석자인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이와야 외무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쿼드는 인도양에서 발생한 재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설립됐으나 중국의 급부상 이후 안보 협의체 성격으로 변모했다.
루비오 장관이 쿼드 회의를 자신의 외교 데뷔 무대로 삼은 것은 중국 견제를 핵심 과업으로 여기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원의원 시절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해온 그는 대표적인 대중국 매파로 통한다. 지난 15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선 중국에 대해 “가장 강력하고 위험하며 미국이 지금까지 직면한 적 가운데 거의 대등한 적국”이라고 평가했으며 2030년 이전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전날 상원 인준을 통과한 루비오 장관은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국가 안보와 국익, 국가와 국민의 핵심 가치를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쿼드 회의 직후 열린 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은 불안정을 초래하는 중국의 행동에 맞서 공동 노력할 것이며 양국 동맹을 역내 안보와 번영의 초석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무부가 전했다. 두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정치·안보적 협력에 대한 우려, 러시아 방위산업 기지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대한 우려도 논의했다.
일본 외무성도 “양국 장관이 미·일동맹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양국 동맹의 억지력·대처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