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 되고 욕설도 안하고… 게임 AI NPC, 기특하네

입력 2025-01-22 00:13 수정 2025-01-22 00:13

게임 업계가 자연스러운 대화는 물론 팀플레이까지 가능한 게임 속 인공지능 캐릭터(AI NPC)를 속속 도입하고 나섰다. AI NPC는 인간 팀원과 같이 플레이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해 게임의 몰입감을 더하고, 접속자가 줄어드는 시간대에도 플레이할 수 있어 게임 흥행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NPC 기술 ‘협동 가능 캐릭터(CPC)’를 공개하고 자사의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와 신작 게임 ‘인조이’에 CPC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자율형 NPC로 구동되는 게임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업체 넷이즈는 최대 40명 플레이어가 협동하는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에 AI 팀원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에 존재했던 NPC는 플레이어의 게임 이용을 돕기 위해 미리 입력된 행동과 대화만이 가능했다. 이와 달리 AI NPC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며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동료 역할을 하는 AI NPC는 적을 물리칠 방법을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플레이어와 협동 작전이 가능하다. 적 역할을 하는 AI NPC는 플레이어의 전략·능력을 학습해 플레이어가 아슬아슬하게 승리하도록 해 재미를 극대화한다.

게임 업체들은 AI NPC 도입이 게임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접속자가 줄어드는 시간대에 AI NPC와 협동 플레이가 가능하며 팀전에서 꼭 필요하지만 게임 이용자에게는 인기가 없는 직업이나 캐릭터를 맡을 수도 있다.

AI NPC는 악성 이용자에 의한 문자·음성 욕설 채팅이나 팀플레이에서 일부러 지기 위한 태업을 하는 ‘트롤’ 문제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출시 직후인 2016년 25%가 넘는 PC방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1위 자리를 다투던 오버워치는 이용자의 과도한 욕설, 트롤 문제에 캐릭터 밸런스 문제가 겹치며 현재 점유율이 4~5%로 쪼그라들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부동의 1위 PC게임인 LOL에서 욕설 문제는 ‘뉴비’(게임 초심자)를 끌어들이는 데 걸림돌”이라며 “AI NPC가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