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당일 1430원대로 하락했다. 한 달 가까이 1450원대를 넘겼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첫날 보편관세 부과를 보류하자 뚝 떨어졌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143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12.2원 하락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8일 1435.5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관세 예고로 원·달러 상승 압박이 커졌으나 대통령 취임 첫날 이를 당장 시행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으면서 환율은 1432.90원까지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20일(현지시간)에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멕시코, 캐나다에 다음 달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질의응답 내용이 이후 보도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43.90원까지 상승하는 등 출렁였다.
이날 환율이 다소 안정되긴 했지만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따라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은 남아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보편관세 위험은 70~80% 이상 환율에 선반영돼있지만 그 이외 요인들은 10%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며 “환율이 트럼프의 취임 이전에 비해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따라 출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수입 원자재 가격 등이 오르면서 생산자 물가도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119.10)보다 0.3% 오른 119.51(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0.1%)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연속 상승세다. 지난달 상승 폭은 지난해 7월(0.3%) 이후 가장 컸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