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에도 혼잡한 인천공항 출국장… 여행객 불만 폭발

입력 2025-01-22 00:00 수정 2025-01-22 00:00
인천국제공항이 연말부터 최근까지 출국장 혼잡도가 높아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설 연휴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수속 카운터가 승객으로 붐비고 있는 모습. 인천공항=권현구 기자

직장인 김모(35)씨는 최근 중국 청두 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가 출국장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제1 여객터미널 3층 3번 출국장 입구부터 여행객들이 길게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스마트패스를 급하게 설치해 줄을 2번 출국장에 섰는데도 출국 심사를 받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일부 승객이 여행시간이 늦었다며 고개를 숙이고 먼저 들어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이 극심한 혼잡을 겪으면서 여행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대기 시간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길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출국장 혼잡도가 높아지는 원인으로는 성수기, 장비 오작동, 부족한 안내인력 등이 거론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1일 “12월 직장인 휴가철, 연말연시, 학생 방학 등 성수기와 겹치면서 승객이 늘어났고, 겨울이라는 계절 특성상 두꺼운 외투를 입거나 짐이 많은 경우가 많아 물리적인 보안 검사 시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강화된 보안 검색 규정에 따라 굽 3.5㎝ 이상의 신발을 신은 사람이 신발을 벗어야 하는 점도 시간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보안검색대 장비 고장 등으로 인한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필리핀 여행을 간 강모(40)씨는 “보안검색대 엑스레이를 지나는데, 장비가 고장 나 스캔이 안 된다고 했다”며 “짐을 다른 기계로 옮겨서 스캔하느라 20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확장 개항 이후 현장 인력이 터무니없이 적다고 지적해왔다. 이들은 앞서 4단계 확장이 마무리되면 1135명의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공사는 다음 달 110여명 추가 인원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혼잡도로 설 연휴 여행을 준비 중인 승객들의 우려도 감지된다. 김모(39)씨는 “다들 공항이 붐빈다고 말하는 통에 비행기 잘 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4시간 전쯤 공항에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10일간 총 214만1000명, 일평균 21만4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하루 평균 19만명 대비 12.8% 증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0만2000명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공사는 터미널 혼잡도 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간 출·입국장을 30분 빨리 연다. 보안검색대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체크인 인력·지원 인력을 평시 대비 100여명 추가 배치하고, 자원봉사 안내소도 추가한다. 공사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하루평균 20만명이 넘는 이용객이 공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항 혼잡도 완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