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를 제외한 호흡기 감염병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131.1% 증가한 8만4903건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을 만성질환자로 확대하는 등 국가예방접종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충북 청주 질병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 청장은 “(독감 의심 환자가) 외래 환자 1000명당 86.1명으로 현재 감시체계가 만들어진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유행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올해부터 감염병 예방·감시를 한층 강화한다. 소아뿐 아니라 고령층까지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예방접종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예방접종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가칭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국내 첫 영아 사망 사례가 신고된 백일해의 경우 올해부터 항생제 요양급여 대상을 고위험군인 영아와 3기 임산부 등으로 확대한다.
다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 청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이 AI 인체 감염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지금 보고된 사례를 보면 언제라도 AI 인체 감염과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현재 AI 인체 감염은 (해외에서도) 산발적인 사례로만 보고됐고 국내에서는 한 건도 없지만 위험성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