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정책이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연홍(사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과 맞물린 자국 우선주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조 심화 등 국제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계속되는 저성장과 고환율, 투자심리 위축 등 산업 환경이 어느 때보다 높은 위기감을 갖게 한다”고 우려했다.
노 회장은 트럼프 정부에서 중국 견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도 봤다. 중국산 바이오 의약품의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들이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원료 의약품의 80% 이상을 중국·인도에서 가져오는 한국 기업의 공급망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반도체처럼 바이오 의약품에서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것이란 전망이다. 협회는 원료 의약품 생산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협회는 창립 80주년을 맞아 ‘K-파마,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라는 새 비전을 수립하고 엠블럼과 슬로건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1조원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 5개를 창출하는 등 신약개발 선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목표다. 정부에는 R&D(연구·개발) 지원 확대와 AI(인공지능) 신약개발 등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 의약품 수출 확대 지원 등을 촉구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