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한국에서 열린 제4차 로잔대회는 팬데믹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세계선교운동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소통이 일상화된 시대이지만 얼굴 마주 보는 만남을 통한 우정과 파트너십 형성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 총무 문대원(45) 대구동신교회 목사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4차 로잔대회는 세계 기독교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린 역사적 순간이었다”며 “과거 선교지였던 한국이 선교사 파송국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로잔 마이클 오 총재의 말을 인용하며 “선교에 있어 혼자 신실하게 섬기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은 시대이기에 복음 안에서 아름답게 협력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서구교회와 비서구교회 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이뤄진 자리였다. 문 목사는 “비서구교회는 과거 유럽 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며 자신이 그들의 선교적 열매임을 고백했다”며 “서구교회는 현지 교회의 자율성을 제한했던 선교적 가부장주의(paternalism)가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는 대회 전부터 로잔대회를 둘러싼 여러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었지만 역대 로잔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중보기도와 말씀운동을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로잔대회를 앞두고 1년여간 중보기도운동과 사도행전 공동설교 프로젝트를 통해 교단과 지역을 초월한 공교회 의식이 세워진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문 목사는 “참가자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분위기 가운데 청년과 젊은 리더들에게 큰 도전과 유익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향후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문 목사는 “이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서구교회와 경험 및 초월성을 중시하는 비서구교회 사이에서 양쪽 모두를 이해하고 경험한 한국교회가 세계 복음화를 위한 더 깊은 차원의 협력을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로잔위원회(의장 이재훈 목사)는 이번 대회의 성과를 이어받아 올해 목회자 및 청년 콘퍼런스, 전문인 선교대회 등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앞서 문 목사는 국제로잔 홈페이지에 ‘한국의 선교운동: 한국교회의 역사와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운동의 중요한 동력이 된 배경과 로잔대회 후 한국교회의 과제 등을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