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하늘을 향하여 외치면
비가 내리고 불이 떨어지고 폭풍이 불었다
사르밧 과부의 남루한 등잔 불빛 아래서
솔솔솔 쏟아지는 보리가루와
마르지 않는 기름을 부어주고
죽은 아들을 다시 살려 주었을 때는
따스한 햇살이 되어 쏟아졌다
아, 갈멜산에서 홀로 맞서 싸워
850명의 이방 선지자들을
불로 사르고 검으로 찢었던
사자의 이빨과 독수리의 날개를 가진
야수의 전설
로뎀나무 아래서 모든 걸 끝내고 싶었을 때
천사가 가져다 준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
호렙산 굴까지 찾아왔던
강한 바람과 지진과 불과 세미한 소리
끝내 모든 싸움을 마치고
불 말과 불 수레를 타고
회오리바람과 함께 하늘로 올라갔던
영원한 불과 검과 폭풍의 사나이.
시인(새에덴교회)
엘리야는 신·구약 전체를 통해 성경에서 가장 큰 능력을 발휘한 선지자다. 그의 기도에 여호와 하나님은 즉각적인 응답을 보냈고, 그 힘으로 그는 악한 왕 아합과 악한 왕후 이세벨을 물리쳐 이겼다. 시인은 ‘비가 내리고 불이 떨어지고 폭풍이 부는’ 이적을 묘사한 반면, 사르밧 과부에게 보여준 ‘따스한 햇살이 되어 쏟아지는’ 또 다른 이적에도 주목했다. 갈멜산에서 싸울 때는 ‘야수의 전설’을 방불했으나, 로뎀나무 아래에서는 연약한 모습으로 여호와의 손길을 기다려야 했다. 약함과 강함, 온정과 결기를 함께 가진 선지자 엘리야는, 그래서 더욱 친숙하게 여겨지는 신앙 위인이다. 그를 두고 시인은 ‘영원한 불과 검과 폭풍’이라는 수식을 달아 상찬했다.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