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핵심 지재권 지닌 NK 양강 구도 굳어진다

입력 2025-01-22 00:05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음 달 초부터 일제히 4분기 및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확실한 캐시카우 지식재산권(IP)을 가진 넥슨과 크래프톤의 호실적이 예상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게임 이미지. 넥슨 제공

3N2K에서 NK 양강구도로 게임업계가 재편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지난해 4분기 및 2024년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계의 예상을 종합해본 결과, 확실한 흥행작을 캐시카우로 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게임사로 불리는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체제는 핵심 지식재산권(IP)을 지닌 넥슨과 크래프톤의 양강 구도(NK)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강대현 넥슨 공동대표. 넥슨 제공

2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한 넥슨은 연매출 4조원을 넘겨 4조클럽에 입성하리란 전망이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자체적으로 밝힌 4분기 예상 실적에서 최대 85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매출 3조2727억원을 더하면 연 4조원은 가뿐히 넘는다. 중국에서 흥행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비롯해 넥슨의 대표작들이 여전히 게이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PC방 게임 통계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최근 대형 업데이트를 마친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각각 PC방 점유율 4위(6.93%)와 9위(2.14%)를 기록하며 명성을 지키고 있다.

크래프톤은 창사 이래 처음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IP 흥행 덕분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은 2조7702억원, 영업이익이 1조23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에프앤가이드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취합해 예상치를 산정한다.

서비스 8년 차를 맞이한 배틀그라운드는 여전히 PC와 모바일에서 견고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 게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가 줄어드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예상 매출액 6763억원, 영업이익은 2665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각각 26.5%, 62.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PC 배틀그라운드의 매출은 지난해 10~11월 진행한 콘텐츠와 블랙마켓 업데이트 영향으로 높은 이용자당평균매출(ARPU) 수준이 유지됐다”면서 “비수기임에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화평정영(중국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업데이트 효과가 (실적에) 안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 어라이즈’ 게임 이미지. 넷마블 제공

넷마블도 지난해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포함한 신작 3종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 매출 2조6365억원, 영업이익 2071억원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 넷마블 제공

반면 몇년째 보릿고개를 넘어온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엔씨는 지난해 연매출 1조5939억원, 영업손실 509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매출이 10.2% 줄면서 적자 전환이 예상됐다. 지난해 700여 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전사적인 구조조정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연매출 7700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8%, 8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