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금리 인하 촉각… “예상보다 늦어지면 부동산 침체 지속”

입력 2025-01-21 02:02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간) 출범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부동산 업계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최근의 부동산 냉각기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고환율까지 더해지며 부동산 시장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가져다줄 수 있겠으나, 속도감 있게 금리 인하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이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미국 정치·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한국이 곧장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가 늦으면 부동산 시장에 절대 좋진 않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내 정치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고환율 압박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내수가 위축되며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적잖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대출금리가 드라마틱하게 내려가지 않으면 금융 규제나 정책의 변화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미 금리 인하 가능성의 불씨는 살아 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이에 따른 활성화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JLL코리아는 이날 ‘상업용 부동산 시장: 2024년 회고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규모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오피스 시장에서 성과를 전망하며 해외 자본 유입 증가로 투자 규모도 견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는데, 트럼프 임기 초반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향후 미국의 무역·관세 정책에 따라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