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통제 강화와 보편관세 등을 전면에 내걸고 미국 안팎으로 거대한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낮 12시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했다. 한파로 인해 취임식은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이후 40년 만에 실내에서 진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취임사 초안에서 트럼프는 “변화의 물결이 나라를 휩쓸고 있다”며 ‘미국 성공의 새 시대’를 선포했다. 또 ‘상식의 혁명’을 촉구하며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과 고율 관세 부과, 연방 정부 구조조정 등의 의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WSJ은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때 ‘살육(carnage)’ 등 거친 단어를 사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긍정적인 취임사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취임식에 앞서 이날 오전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취임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전날인 19일 오후에는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대선 승리 축하 집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한 모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인 속도와 힘으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취임을 “나라를 되찾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의 쇠락은 막을 내릴 것이며 우리는 미국의 힘과 번영, 품위와 긍지를 영원히 다시 가져오는 새로운 날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워싱턴의 실패하고 부패한 정치 기득권과 행정부의 군림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취임 후 행정명령을 쏟아낼 예정인 트럼프는 그중에서도 핵심 공약인 강력한 국경 통제를 거듭 약속했다. 그는 “우리 국경에 대한 침략을 저지하고 우리의 부를 되찾으며 우리 발아래에 있는 액체 금(석유)을 해제하겠다”면서 “우리 도시에 법과 질서를 회복하고 학교에 애국심을 다시 고취시키며 군대와 정부에서 극좌 ‘워크’(woke·깨어 있음, 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이념을 퇴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행정명령을 두고 “급진적이고 어리석은 행정명령”이라며 폐기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2기 시대 개막으로 ‘힘을 통한 평화’라는 대외정책 기조가 본격화되며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 가동으로 전 세계 자유무역 체제도 큰 도전을 받게 됐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