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다 믿음 고백한 145만 유튜버 ‘너진똑’

입력 2025-01-21 03:03
지난 17일 국민일보 더미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너진똑’ 단독 인터뷰 섬네일. 오른쪽은 너진똑 유튜브 채널 캡처.

고전 문학부터 종교 서적까지 다양한 책을 유튜브 콘텐츠로 풀어내는 북튜버(Book-YouTuber) 김송(채널 ‘너진똑’ 운영자)씨가 최근 성경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제작해 화제가 됐다. 145만명이 구독하는 그의 채널 너진똑은 ‘너 진짜 똑똑하다’의 줄임말로, 인문학부터 철학, 문학, 신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책과 지식 해설을 다룬다. 그런 너진똑에 지난해 10월 올려진 성경 시리즈 세 번째 편, ‘세계 최초, 예수의 비밀 폭로’에 ‘좋아요’ 5.5만개, 댓글 1만개가 달리고, 조회수는 무려 236만회를 기록했다. 헬라어 성경 원문과 8개의 역본을 비교하며 성경 메시지를 풀어낸 영상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문서적 ‘총, 균, 쇠’를 해설한 영상 조회수(217만회)를 훌쩍 뛰어넘었다.

자신을 “합리적 유물론자에 가까운 사고관을 가진 현대인”이라고 표현해 온 유튜버가 이런 성경 콘텐츠를 만들고, 또 대박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씨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독교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경 읽기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과거 불교와 유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편견이 해소됐던 경험을 떠올렸다고 한다. 약 8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구약을 정리한 첫 편 ‘무신론자를 위한 [성경] 완전판’을 업로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에 걸쳐 계시록을 다룬 마지막 편까지 네 편의 시리즈를 완성했다.

하지만 성경 읽기 과정은 유독 힘들었다. 김씨는 “답답하기도 하고 중간중간 이해 못할 분노도 일었다”면서 “그런데 요한복음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변화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무신론자였던 그가 신앙을 고백하게 된 것이다. 그는 “예수님과 그분의 사랑을 가장 잘 알았던 요한이 전한 요한복음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믿음을 갖게 됐다”면서 “성경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결국 ‘악이 선을 위한 거름’이라는 메시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성경을 잘 모르는 이가 과도한 해석을 했다는 지적도 없진 않았다. 성경 시리즈 3편 영상에서 예수를 ‘우상’으로 표현한 부분은 논쟁을 낳기도 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기독교적 사랑의 원리를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게) 담아낸 표현이었다”면서 “예수를 단순히 숭배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그의 메시지와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길 바라는 의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언제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틀린 점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하나의 책으로서 성경을 “다른 책과 다른, 가장 완전한 책”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성경엔 인간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인문의 정수가 담겨 있다”면서 성경의 핵심 메시지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보잘것없는 자에게 사랑을 나누고 서로를 사랑하라’는 진리를 깨닫기 위해 성경을 읽는다”면서 “그래서 성경 읽기보다 그 진리를 실천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김씨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의 한 교회를 다니고 있다. 다만 유튜브 채널 특성상 기독교 관련 공개적인 행보는 자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리스도나 기독교를 말하지는 않겠지만 창조주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인간과 본질을 탐구하는 인문학 중심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면서 “주님이 전하시려 했던 사랑은 죽을 때까지 계속 이야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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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