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수능, 탐구 영역 더 중요해진다… 문항 수·시간 늘어

입력 2025-01-20 19:12
연합뉴스TV 제공

올해 고교 신입생이 치를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탐구 영역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문항 수와 시험시간이 늘어난다. 문항별 점수도 난이도에 따라 2점과 3점 두 단계로 구분하던 방식에서 1.5점, 2점, 2.5점으로 세 단계로 세분화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에서 탐구 영역이 국어와 수학 못지않게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부는 20일 이런 내용의 ‘2028학년도 수능 시험 및 점수 체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구체화한 내용으로, 영역별 시험시간, 문항 수, 배점 등을 담았다.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탐구 영역이다. 기존 17개 선택과목(사회 9개, 과학 8개)을 모두 수능 범위에서 제외하고 통합사회, 통합과학 두 과목만 남겼다. 문항 수는 통합사회·과학에서 각각 25문항을 출제한다. 시험시간은 40분이다. 현재는 선택한 과목별로 20문항을 30분 동안 풀고 있다.

응시자는 통합사회·과학 모두 응시해야 하고 점수도 별도로 산출한다. 통합사회·과학 시험 사이에는 문제지와 답안지 회수 및 배부 시간 15분(일반 수험생 기준)을 부여한다. 문항별 배점은 기존 2, 3점에서 1.5점, 2점, 2.5점으로 세분화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양한 소재·난이도의 문항을 출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30문항, 40분에서 2028학년도부터 20문항, 30분으로 줄였다. 국어와 수학은 문항 수와 시험시간을 현행 방식으로 유지한다.


통합사회·과학 공부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문항 수와 시험시간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또한 배점이 세분돼 점수 분포가 더욱 촘촘해져 변별력이 커지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통합사회·과학은 고1 때 공부하게 된다. 기존 수능 과목이었던 17개 선택과목으로 심화 학습을 하기 전에 사회와 과학 현상에 대한 융합적 사고력을 키운다는 취지다. 하지만 1학년 때 배우는 수준으로 수능을 출제해서는 고3과 n수생을 변별하기 어렵다. 기존 17개 선택과목 수준에서 배우는 개념들을 융합해 출제할 경우 수험생들이 공교육에서 접해보지 못한 ‘괴물 문항’이 등장할 수도 있다.

1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항이 어느 분야에서 나올지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도 학습 부담을 늘리는 요소다. 예컨대 통합사회에서 고난도 문항이 경제 과목을 중심으로 출제됐다면 고2 이후 경제 수업을 집중적으로 수강한 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이 된다. 통합과학도 마찬가지다. 생명과학에서 어려운 문항을 내면 물리 공부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 학생에게 불리하다. 이 때문에 일부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등 최상위권에 들어가는 고득점을 위해서는 기존 17개 선택과목 전체를 신경 써야 한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이런 불확실성 탓에 통합사회·과학 사교육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통합사회·과학 예시 문항을 공개했다. 하지만 난이도별 예시 문항은 아직 준비 중이다. 입시 현장에서는 통합사회·과학의 고난도 문항이 어떤 모습일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수험생과 학교 현장이 대비할 수 있도록 실제 시험과 유사한 난이도별 예시 문항들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