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은 한국서 초당적… 정권 바뀌어도 연속성 클 것”

입력 2025-01-20 18:34 수정 2025-01-21 00:3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맞물리면서 한·미동맹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사진) 한국석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정치적 혼돈과 관련해 “(한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초당적 합의가 상당히 강하다”며 “큰 틀에서 보면 한·미동맹이나 한·미·일 3국 관계는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도 변화보다는 연속성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한·미동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한·미동맹에 대해 더 우호적이기 때문에 좀 더 원활하고 연속성 있게 동맹이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가정하에)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의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한·미동맹은 한국의 국방 및 국가안보 전략의 기본이라는 초당적 합의가 상당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2기는 중국 견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더 매파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다. 이는 한·일·호주·필리핀에도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미국과의 협력을 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트럼프가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면 한국의 민주당은 그런 방향으로 밀리는 걸 원하지 않을 수 있어서 약간의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한·미동맹이나 한·미·일 3국 관계는 민주당 정부에서도 변화보다는 연속성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방법이 있을까.

“과거 한국에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슬로건이 있었다. 이 문제를 토론한 미국 학자 2명과 한국 학자 2명 모두가 더 이상 그 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데 거의 동의했다. 경제와 안보가 얽히고설켜서 두 문제를 분리하기 어려운 데다 미·중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정부에선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물론 한국은 중국과 적대적 관계보다는 긍정적 관계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의 중간 어디에 위치해야 한다는 식으로 가기보다는 미국과 더 밀접하게 연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했던 한·미·일 삼각 협력은 어떻게 될까.

“이재명 대표가 일본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걸 알고 있다. 만약 그가 (집권한 뒤) 낮은 지지율에 시달리거나 일본이 한국에 모욕감을 주는 듯한 일을 한다면, 그것을 일종의 (자기) 기반을 다지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미·일 협력이 국민의힘 집권 때와 같은 수준으로 운영되는 걸 못 보게 될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이라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의 발언은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말한 것 같다. 미국의 정책은 여전히 비핵화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다만 북한과 협상을 하려면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는 걸 이해하는 것이 더 개방적인 자세일 수 있다.”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방위비 압박은 어떨 것으로 보는가.

“한국이 방위비 압박을 들어주지 않으면 트럼프가 동맹을 철회할 것이라는 우려가 실제 가능한 위협인지 모르겠다. 한반도에 미군이 없으면 중국의 공세를 억제하는 전략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이 선박 건조 협력 등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