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이후 ‘이재명 때리기’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탄핵 정국을 주도하는 제1야당 수장이자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타깃을 좁히는 게 지지층 결집이나 여론 환기 차원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일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회의에서 이 대표 이름이 공개 발언에서만 59번 등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과 4범으로 12개 혐의와 5개 재판을 받을 만큼 일생을 무질서로 살아온 이 대표가 질서를 운운하는 건 기만을 넘어서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질서와 법치 준수의 반대말이 바로 이재명”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2022년 10월 민주당 의원 수십명과 수백명의 지지자는 이 대표 최측근이자 오른팔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8시간 대치 끝에 좌초시켰다”며 당시 민주당사 앞 대치 상황이 담긴 영상을 틀기도 했다. 이 대표가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두고 “사법체계를 파괴하고 민주공화국의 기본적 질서를 파괴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한 데 대한 역비판 성격이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항간에는 ‘이재명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거들었다. 권 위원장은 “대통령 수사와 탄핵심판은 재촉하면서 정작 이 대표 본인은 (전날) 재판에서 조퇴했다”며 “조기 대선으로 자신들의 범죄를 덮겠다는 이 대표의 의도를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내란 특검법’에 대한 수용 불가론도 이어갔다. 권 위원장은 “한마디로 민주당을 위한 수사기관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관련 인지 사건’이라는 한 줄로 무제한 수사권을 부여해 상대 진영을 도륙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지난 40여일 동안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까지 달려들어 경쟁적으로 수사해 왔다. 더 수사하고 체포할 사람이 없는데, 특검으로 누굴 더 수사하겠다는 것이냐”며 특검 무용론을 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