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우승 확률 뚫을까… 노팅엄의 뜨거운 겨울

입력 2025-01-21 02:22
노팅엄 포레스트 엘리엇 앤더슨이 20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의 더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만년 최약체 평가를 받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노팅엄 포레스트가 ‘0’에 가까운 우승 확률을 뚫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5-2016시즌 기적의 우승을 차지했던 레스터시티와 같은 기적이 재현될 지 관심이 쏠린다.

노팅엄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의 더 시티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사우샘프턴과의 2024-2025 EPL 22라운드 경기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이로써 리그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린 노팅엄은 승점 44점(13승5무4패)째를 기록하며 3위를 지켜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리그 선두 리버풀(50점)과 격차는 6점이고, 2위 아스널(44점)과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 밀려 있다.

노팅엄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23년 만에 EPL에 복귀했다. 그러나 2022-2023시즌 EPL 16위에 그쳤고, 지난 시즌엔 17위로 가까스로 강등 위기를 모면했다. 노팅엄의 우승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올 시즌 개막 전 스포츠 베팅 사이트 ‘ESPN BET’가 분석한 노팅엄의 우승 확률은 0.1%였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이끄는 노팅엄은 개막 5경기 무패(2승3무)로 초반 돌풍을 일으키더니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중원을 거치지 않는 한 방의 역습을 통해 상대 골문을 두드리고 있다. 노팅엄은 22경기를 치른 현재 22실점을 기록 중이다. 노팅엄보다 적은 실점을 기록한 팀은 리버풀(20실점)과 아스널(21실점)뿐이다.

레스터시티와 비슷한 행보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제이미 바디를 앞세운 레스터시티는 EPL 최정상에 올랐던 2015-2016시즌 22경기 만에 승점 44점을 쌓았다. 줄곧 하부리그만 전전했던 레스터시티의 당시 우승 확률은 0.02%에 불과했다. 우승 직전 시즌 EPL 14위로 부진했던 성적도 노팅엄과 닮아 있다.

다만 1865년 창단한 노팅엄은 한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1992년 EPL 출범 전 최상위 리그였던 풋볼리그 디비전 1에서 1977-1978시즌 정상에 올랐다. 4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산투 감독은 호성적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노팅엄의 상대였던 사우샘프턴은 리그 최하위다. 산투 감독은 영국 BBC에 “EPL는 모든 팀이 경쟁력을 갖춘 매우 힘든 리그”라며 “모두가 끝날 때까지 상대를 과소평가하거나 이겼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