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전국 첫 ‘개방형 흡연시설’ 설치

입력 2025-01-20 18:42

서울 서초구는 강남역 이면도로(서초대로 78길 일대)에 ‘개방형 흡연시설’(사진)을 전국 최초로 설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개방형 흡연시설은 담배 연기가 외부로 흘러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에어커튼’ 등을 설치한 시설로, 흡연자를 가로막는 벽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설치된 개방형 흡연시설은 가로 2.4m, 세로 7.2m, 높이 3.4m 규모다. 기둥 3개가 지붕을 떠받치는 형태다. 투명한 외벽 4개도 사람 머리 위쪽에서 지붕을 둘러싸고 있다. 이 가운데 3개에 에어커튼이 설치돼 있다. 에어커튼은 담배 연기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차단한다.

지붕에는 제연 정화장치도 4대 있다. 정화장치는 담배 연기를 빨아들인 후 정화해 외부로 배출한다. 흡연자가 자리를 떠나면 10분 후 자동으로 작동이 멈춘다. 장치에 부착된 동작 인식센서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이다. 기둥에는 자동 소화 기능을 갖춘 재떨이도 12개 설치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 기본협약은 실외 흡연시설 설치 시 5면(벽면 4면·지붕 1면) 중 50% 이상을 개방할 것으로 권고한다. 서초구 관계자는 “이 흡연시설은 담배규제 기본협약의 권고를 받아들여 설치한 것”이라며 “담배 냄새가 가득한 흡연실을 싫어하는 흡연자와, 담배 연기를 싫어하는 비흡연자를 모두 배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개방형 흡연시설이 흡연자의 시설 이용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률이 높아지면 간접흡연도 줄어들어 구민의 건강권도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강남역 이면도로에 다음 달까지 개방형 흡연시설 2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김용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