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직전까지 공습… 이스라엘-하마스 진통 끝 휴전

입력 2025-01-19 18:56 수정 2025-01-19 23:56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이 발효된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9일(현지시간) 약속한 시한을 넘겨 휴전을 발효했다. 하마스에서 석방자 명단이 이스라엘에 제때 전달되지 않아 휴전 발효가 지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정은 이날 오전 11시15분을 기해 발효됐다. 당초 휴전 발효 시점은 오전 8시30분으로 합의됐지만 2시간45분이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석방 인질 명단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하마스는 “기술적인 문제”라고 해명했다. 휴전 발효가 지연된 사이에 이스라엘군은 공습을 재개했고, 가자지구에서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양측은 앞으로 6주간 휴전 1단계 절차로 이스라엘 교도소의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교환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000명 이상을, 하마스는 98명의 인질 중 여성·어린이·부상자 위주로 33명을 우선 순차 석방할 예정이다. 하마스가 이날 석방한 인질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기습 당시 키부츠(집단농장)에서 끌고 간 도론 스테인브레처(31)와 에밀리 다마리(28), 노바 음악축제장에서 납치한 로미 고넨(24)으로 모두 민간인 여성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협정 발효 시한을 앞둔 19일(현지시간) 오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폭연이 피어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단체의 인도적 지원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알카헤라뉴스는 “라파 국경검문소 일대에서 식량, 의류, 의료품을 싣고 대기한 구호 트럭만 수백대”라고 보도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트럭 4000대 분량의 구호품을 준비했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도 3개월간 100만명 이상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식량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휴전 시점부터 16일째부터 2, 3단계 협상을 시작한다. 2단계 협상에선 이스라엘 남성 군인을 포함한 나머지 인질이 풀려나고 영구적 휴전과 이스라엘군 철수 등이 논의된다. 3단계 인질의 모든 시신 반환 및 가자지구 재건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앞으로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지를 놓고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스라엘 내부 정치 상황도 영구적인 종전 논의를 저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에 반대하는 극우 세력과의 연정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이끄는 ‘유대인의 힘’이 휴전 합의에 항의하며 연정을 탈퇴했다. 이로 인해 크네세트(이스라엘 하원)에서 연립여당의 의석수는 68석에서 62석으로 감소해 과반이 위태롭다. 7석을 보유한 종교시온주의당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2단계 협상 타결 시 연정 탈퇴를 공언했다. CNN은 “이스라엘 정치권에는 휴전 협정의 지속성을 위협할 수 있는 깊은 분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