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포함 ‘내란’ 관련 총 11명 구속… 다음 타깃은 노상원·이상민

입력 2025-01-19 18:54 수정 2025-01-19 23:48
이광우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이 지난 17일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에 출석하고 있다. 특수단은 19일 이 본부장을 석방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구속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구속된 이들은 총 11명으로 늘어났다. 윤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지면 수사 당국의 칼끝은 다른 의혹을 겨눌 전망이다. 수첩에 ‘북풍 공작’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주요 수사 대상으로 꼽힌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노 전 사령관이 수첩에 작성한 내용의 진위를 확인 중이다. 60~70쪽 분량의 노 전 사령관 수첩에는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수거 대상으로 분류한 인사들에 대해 북한 공격을 유도해 사살하는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을 상대로 수첩에 이런 내용이 담긴 경위 등을 여러 차례 추궁했으나 노 전 사령관은 모든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 수첩에는 ‘오물풍선’도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4일 국회에 출석해 “지난해 10월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 오물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야권은 백령도 인근 작전 의혹과 더불어 북한 공격을 끌어내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공작 중 하나인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도 들여다보고 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 전 장관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최근 허석곤 소방청장 등 소방청 지휘부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허 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 전 장관으로부터)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에 협조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중 이례적으로 비화폰을 썼는데, 윤 대통령과 계엄에 관해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한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도 수사 중이다. 특수단은 전날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반려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이미 집행됐고 김 차장이 지난 17일 특수단에 자진 출석했다는 점이 반영됐다. 김 차장은 구속영장이 반려되면서 즉시 석방됐다. 특수단은 이날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도 석방했다. 김 차장 영장이 검찰에서 반려됐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다. 다만 특수단은 보강 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환 신재희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