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손잡은 교회 키즈카페, 놀이에 돌봄까지 다 갖췄다

입력 2025-01-21 03:06
서울 강서구 대평교회 내부에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 화곡4동점 전경이다. 대평교회는 강서구청과의 협약을 통해 10년간 지역 사회에 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대평교회(최시몬 목사). 여느 교회와 다를 바 없는 외관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3~6세에 이르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실내 놀이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교회의 또 다른 이름은 ‘서울형 키즈카페 화곡4동점’이다.

지자체와 협업한 ‘알짜배기 키즈카페’

과거 대평교회는 현재 키즈카페가 있는 공간에 작은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그러다 강서구청과의 협약을 통해 10년간 지역 사회에 저렴한 가격으로 놀이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이와 부모를 위해 돌봄·놀이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가 이뤄진 후 다양한 공간을 갖춘 신개념 키즈카페가 들어섰다.

시범운영 기간인 지난 15일에 방문한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아이들이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챌린지존’이었다. 5~6세 아이들이 흔들구름 다리, 외줄 타기, 트램펄린 등의 기구들을 사용하며 놀고 있었다. 구름다리를 건너다 옆으로 넘어지는 일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리를 건넜다. 이를 통해 신체 발달과 모험심, 성취감 증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사회적 놀이 공간인 ‘플레이존’도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주방·캠핑 놀이를 할 수 있는 장난감으로 가득했다. 주로 여자아이들이 각종 용구를 사용해 가상의 음식들을 만들고 장난감 쇼핑카트에 가상의 식재료를 담는 등 역할 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역할 놀이에 매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가상의 음식들을 갖고 오면 부모들은 그것을 맛있게 먹는 것처럼 연기했다. 또 아이들이 쇼핑카트에 물건을 가득 담아오면 부모들이 판매 요원 역할도 척척 수행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함박웃음으로 화답했다.

실내 중앙에 있는 시각적 놀이 공간인 ‘상상마당’도 빼놓을 수 없다. 세 면을 둘러싼 빔프로젝터 스크린에 다양한 그림이 생동감 있게 펼쳐져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했다. 물고기와 거북이 등이 헤엄쳐 다니는 물속 풍경이 벽면 가득히 펼쳐졌으며 숲속을 거니는 꽃사슴 무리가 손짓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화면을 감상하는 것뿐 아니라 화면을 만지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었다. 옆에 있던 안내직원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라고 귀띔해줬다. 이 밖에 가족 화장실과 수유실 등 각종 편의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5세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김선화(38)씨는 “오밀조밀한 공간에 있을 것은 다 있는 알짜배기 키즈카페”라고 평가했다. 이어 “집에서 매우 가까운 데에 있다 보니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자주 들린다”면서 “놀이뿐 아니라 활동성과 사회성 등을 기를 수 있는 교육 장소로도 제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아이들이 장시간 머무르는 공간인 만큼 쾌적한 환경 유지에도 빈틈없이 한다. 매회차 30분간 시설물 소독과 청소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놀이에 돌봄까지 ‘일거양득’

흔들구름 다리, 외줄 타기, 트램펄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챌린지존.

키즈카페 사용자들은 놀이 공간 활용에 더해 ‘안심 돌봄’도 신청할 수 있다. 아동 1인당 최소한의 안전공간이 확보되고 의무적으로 배치된 보육교사의 상시 돌봄도 받을 수 있다. 보호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된다. 그래서 맞벌이 부부들이 돌봄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맘카페 등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아이들을 위해 소중한 공간을 마련해준 대평교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앞으로도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돌봄·놀이시설을 지속해서 늘리겠다”고 말했다.

최시몬 목사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수월하게 돌봄이 가능한 공간이 많아야 지역 사회도 발전할 수 있다”면서 “대평교회는 구청과 잘 협력해 사회적 과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까지 시범 운영되는 키즈카페는 23일 정식 오픈한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우리동네키움포털’에서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어린이 2000원, 보호자 1000원이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