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난 전공의 수련 특혜 인정했지만 복귀 지원율 ‘저조’

입력 2025-01-19 18:30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2월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해 또다시 수련 특례를 인정해주며 복귀를 요청했지만, 지원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모집에서는 ‘입영 유예’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는데도 전공의들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1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모집 마감이었던 전공의 모집 공고를 이날까지 이틀 연장했다. 복지부는 수련병원 221곳에 보낸 공문에서 “결원 발생 시 2월 중 추가 모집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나, 병무 일정상 추가 모집에서는 입영 유예 조치가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원자가 적어 추가 모집이 이뤄지더라도 이날 이후에는 입영을 연기하는 ‘병역 특례’를 적용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1월 말까지 사직 전공의 중 수련을 재개한 전공의를 병무청에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모집에 지원하지 않은 군 미필 전공의는 입대해야 한다. 현역으로 입대할 수 없고,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원하는 시기에 곧바로 입대하지 못할 수 있다. 앞서 복지부는 사직 전공의들이 원래 근무하던 병원으로 복귀할 경우 ‘사직 1년 이내 동일 과목·연차 복귀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군 복무 문제 역시 수련을 마치고 나서 입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복귀만 한다면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한다는 취지였다.

정부가 전공의에 지나친 특혜를 제공한다는 비판을 감수하며 복귀를 요청했지만 지원율은 저조했다. ‘빅5’ 병원 수련담당 교수는 “전체 지원자가 10명도 되지 않고, 인기 과목들은 한 명도 없다”며 “전공의들끼리 ‘정부를 아직 신뢰할 수 없다. 지원 안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빅5 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도 “대부분 과에서 지원이 거의 없고, 과장이 직접 전공의를 따로 만나서 의향을 물어본 곳도 있었는데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집단행동에 나섰던 전공의뿐 아니라 의대생들도 복학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복학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서울대 의대 학생들은 최근 비공개 토론회에서 2025학년도 1학기 복학 여부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지만 반대 77%, 찬성 23%로 집계됐다고 한다. 지난해 복학을 해야 한다고 본 응답보다는 찬성 응답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반대 분위기가 우세하다.

교수들은 의대생 복귀를 촉구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서한을 보내 “학생 여러분은 아직 학업의 과정에 있다. 투쟁의 방법으로 다시 한번 휴학을 선택한다면, 여러분의 요구가 무엇인지 사회가 여러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충분히 설명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설명)이 어렵다면, 학업으로 돌아와 의학을 공부하며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나 이정헌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