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경기도 안 좋고 우울할 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잘 만든 코미디 영화로 큰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코미디 영화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코미디 영화의 대세를 기다린다.”
영화 ‘히트맨2’(포스터) 개봉을 앞두고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권상우는 이렇게 말했다. 설 연휴 직전 개봉하는 이번 영화는 2020년 1월 개봉한 ‘히트맨’의 속편이다. 영화는 당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었지만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240만명에서 멈춰야 했다.
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데 대해 권상우는 “기대 반 긴장감 반이다. 일반 시사회 반응이 좋아서 자신감을 얻은 상태지만 경거망동하지 않겠다”며 “가족들이 모두 미국에 있어 긴 설 연휴 동안 무대인사를 열심히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권상우는 전편에 이어 국정원 요원 출신 웹툰 작가 준을 연기했다. 준은 자신의 경험을 녹여 그린 웹툰 ‘암살요원 준’으로 성공하지만 시즌2가 혹평을 받으며 ‘뇌절(지나친 반복으로 지루함과 피로감을 준다는 의미) 작가’로 전락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웹툰의 내용을 모방한 테러가 벌어지면서 준은 졸지에 용의자로 몰린다.
속편의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권상우는 “1편의 벽이 높지 않아서 부담감이 없는 편”이라며 웃었다. 그는 “전편은 개봉 2주차에 팬데믹으로 극장이 폐쇄됐다. 최종 스코어도 400만명 이상으로 예상됐고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던 차여서 아쉬웠다”면서 “‘히트맨’의 장점을 많이 봐주신 분들에게 새로움보다도 그 장점을 다시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 점점 (관객 수가) 올라가는 시리즈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편의 멤버였던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등이 다시 의기투합하고 새 빌런으로 김성오가 투입됐다. 권상우는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때 즐겁고, 코미디로 통할 때 통쾌함이 있다. ‘히트맨’은 이 멤버들 중 누구 하나도 빠지면 안 되는 영화”라면서 “특히 정준호 선배님과 이이경이 붙는 장면에서 재밌는 애드리브가 많았다. 3편을 만들게 되면 코미디는 코미디대로, 액션은 액션대로 강도를 높이고 싶다”고 했다.
권상우는 데뷔 이후 꾸준히 액션 영화를 해 온 ‘타고난 액션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발목을 수술해서 예전만큼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웬만한 배우보다 빨리 움직이고 뛸 수 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액션 연기를 할 것”이라며 “부상 스트레스를 안고 있지만 일주일에 3, 4일 정도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합해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사를 설립해 영화를 직접 만드는 데도 뛰어들었다. 권상우는 “배우들은 선택을 받고 일해야 하는 구조인데 나이가 들면서 선택받는 작품에 한계가 있고, 이야기 만드는 데도 흥미가 있다”며 “시나리오를 꾸준히 개발 중이다. 올해는 직접 만든 액션멜로물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제작을 하게 되면서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영화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권상우는 “정답은 없더라”며 “예전엔 촌스러워 보였는데 요즘 다시 보면 새로워 보이는,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것들도 있다. 요즘 관객들이 무엇에 관심있는지, 같은 장르라도 어떻게 다르게 찍어야 사람들이 볼 것인지 생각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