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특허청이 발표한 ‘전 세계 인공지능(AI) 로봇 관련 특허 출원’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LG전자에 완패했다. LG전자가 1000건이 넘는 특허로 전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41건에 불과해 8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특허청의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거나 집계 과정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허청은 지난 5일 최근 10년(2012~2021년) 동안 집계된 주요 특허 출원국의 AI 기술이 적용된 로봇 관련 특허 출원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특허청의 순위 산출 방식은 주로 특허 출원 시 작성하는 명세서와 청구항을 기반으로 한 ‘키워드 검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명세서는 특허청이 발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출원인이 발명의 내용을 상세히 기술한 문서다. 청구항은 출원인이 실질적으로 기술적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부분으로 해당 내용에 따라 특허권 보호 범위가 달라진다.
특허청은 이번 분석에서 방대한 자료의 양 때문에 명세서 대신 명세서 요약본과 청구항에 포함된 내용을 바탕으로 ‘AI’ 와 ‘로봇’ 두 개의 키워드를 검색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다보니 명세서 본문에는 두 개의 키워드가 들어갔더라도 요약본에는 키워드를 넣지 않았거나 한 개의 키워드만 넣은 경우 등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AI 로봇 청소기에 관한 기술 특허를 출원했더라도 명세서 요약본에 로봇 관련 내용 없이 AI 기술로만 설명했다면 ‘AI 로봇’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특허청의 발표 이후 자체적으로 관련 특허 건수를 조사했고 훨씬 많은 건수가 취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 관계자는 “LG전자는 명세서 요약본과 청구항 모두에 키워드가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면서 “삼성전자가 억울함을 느끼는 부분도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