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나라 교계 지도자들의 인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전행사를 포함해 18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체 일정에 초청받은 국내 목회자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유일하다. 국내 정·재계 인사들이 취임식과 축하 무도회 참석에 집중된 것과는 달리 이 목사는 전체 일정에 참석하면서 방미 기간 중 트럼프 측과 다각도로 접점을 넓힐 전망이다.
이 목사는 이미 지난해 8월 방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교인들을 만난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가 암살 시도를 당하고도 살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손이 아버지를 만져주셨기 때문”이라고 고백해 화제가 됐다.
트럼프 주니어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은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멘토인 폴라 화이트 목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취임식 때 개회 기도를 했던 화이트 목사는 국제교회성장연구원(CGI) 주최로 지난해 열린 세계교회성장대회의 주 강사를 맡으면서 이 목사는 물론이고 국내 교계 지도자들과도 오랜 시간 친분을 쌓아 왔다.
미국 조야에 폭넓은 인맥을 가진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도 국내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최근 우리 정부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김 목사를 미국 특사로 파견했다. 방미 기간 중 김 목사는 지난 9일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장례식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최근 이철우 경북지사가 김 목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가을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친서를 전했다고 밝히면서 김 목사가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과 만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이 이끄는 국제구호단체 사마리안퍼스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은 이번 취임식에서 기도를 맡았다. 프랭클린 그레이엄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은 사마리안퍼스코리아(대표 오기선)로도 이어진다. 오기선 대표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의 차남이어서 앞으로 오 목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확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같은 대국은 자국의 이해관계를 넘어 약소국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쳐야 하며 톱다운 리더십보다 아래에서부터 여론 수렴을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조언을 친분 있는 목회자들이 지속해서 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창일 박용미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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