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지지율 추월을 당한 것으로 나온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이후의 민심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지율 추이를 두고 지도부는 보수층 결집에 따른 과표집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지만, 강경 일변도 전략에서 한발 물러나 수권 능력을 입증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그동안은 그저 윤석열만 줄기차게 공격하면 됐지만 이젠 대통령이 체포·구속되면서 때릴 사람이 없어졌다”며 “백날 윤석열을 비판해도 민주당이 잘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금, 부동산 정책 등 문재인정부 때부터 축적돼 해소되지 않은 국민의 의구심을 말끔히 씻어내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요구 무게가 ‘대여 공세’에서 ‘수권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한 수도권 의원은 “민주당이 아직 2030세대를 비롯해 무당층을 확 끌어당기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가 확실한 중도 확장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내에선 ‘닥치고 공격’ 태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무위원 ‘줄탄핵’과 ‘카카오톡 검열’ 논란 등 강성 행보가 반작용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의원은 “과거엔 윤 대통령 횡포가 워낙 심했기 때문에 국회 다수당인 우리가 과도하게 움직여도 양해가 됐으나 지금은 아니다”며 “민주당이 진지하고 겸손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역풍이 오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도 윤 대통령 체포 이후인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에 “너무 과격하거나 가혹한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지지율 정체의 원인으로 보수 과표집 현상에 거듭 무게를 뒀지만 국민적 실망감도 함께 언급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정체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보수층 과표집과 선결집에 더해 민주당이 최근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에 대해 (유권자들이)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