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인플레·AI ‘삼각파도’… 수출주도 경제론 대응 한계”

입력 2025-01-20 02:21
사진=연합뉴스

최태원(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9일 “미국 주도의 관세 인상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인공지능(AI)의 빠른 기술적 변화 등 불안 요소가 삼각파도로 다가오고 있다”며 수출 주도형 경제 모델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9일 한 방송사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국제 질서 변화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의 대미 흑자액이 트럼프 1기 정부 4년간 약 600억 달러 정도였는데 조 바이든 정부 땐 약 1500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통상 압력으로 돌아올 가능성 크다고 짚었다. 또 무역 질서가 세계무역기구(WTO) 다자주의에서 양자주의 체제로 바뀌고 있어 수출 주도형 경제 모델은 과거처럼 작동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경제 질서가 바뀐다는 것은 마치 씨름에서 수영으로 경기의 종목과 룰이 바뀌는 것과 같다”면서 “지금까지 씨름을 잘해왔던 선수라도 당장 수영을 해서 경쟁하라고 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응책으로는 글로벌 경제 연대, 해외 투자와 소프트파워 등 기존 수출 대체 모델, 해외 시민 유입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금 (세계 경제) 룰을 결정하는 것은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유럽연합(EU) 정도이고 우리는 그 룰을 테이크(수용)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대한민국 혼자 국제 질서나 룰을 바꿀만한 힘은 부족하기 때문에 연대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연대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또 전략적인 투자 다각화를 언급하며 “엔비디아가 크게 성장했을 때 엔비디아 안에 대한민국의 포션(투자 비중)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저출생 고령화로 내수를 더 늘리기는 쉽지 않은 만큼 해외 시민을 유입해 단순 관광 정도가 아니라 장기 거주해 국내에서 일도 하고 세금도 내고 소비도 늘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패권 전쟁과 관련해선 제조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제조 AI와 한국 차원의 거대언어모델(LLM)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