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외국인 캡틴’ 전성시대… “국제 리그 위상,당연한 변화”

입력 2025-01-20 02:59

이번 시즌에는 K리그1 역사상 가장 많은 외국인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슈퍼스타’ 제시 린가드(서울), 브라질 출신 ‘경력직’ 완델손(포항)과 세징야(대구)가 그 주인공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19일 국민일보에 “외국인 주장이 늘어난 건 국제 리그로 나아가는 K리그의 자연스러운 변화이며 여러모로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주장은 팀 내에서 함부로 주기 어려운 보직인데 한국 선수들도 자기 관리와 실력 면에서 뛰어난 외국인 주장들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K리그1에서 3명 이상의 외국인 선수가 주장을 맡은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1986년 리그 출범 이래 2010년 성남 일화(현 성남 FC)가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주장 사샤(호주)를 선임했고, 올해까지 총 6명이 외국인 주장으로 활동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FC서울의 린가드다. 지난해 국내 축구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서울에 입단한 그는 특유의 적응력으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주장 기성용의 부상 이탈 이후 임시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 이번에는 정식 주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시즌 팀의 위기와 반등의 순간을 함께 하면서 헌신한 공을 인정받았다.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낸 후 서울이 5년 만에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서울 관계자는 “린가드는 본 경기뿐 아니라 훈련 때 미리 나와 준비하는 등 그간 선수단에 성실한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며 “특히 어린 선수들이 린가드를 많이 따른다”고 전했다.

완델손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포항의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지난해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주장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그라운드에서도 솔선수범해 박태하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공격가담률이 높은 수비수로서 포항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리그 전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시즌 강등권이었던 대구FC는 ‘원클럽맨’ 세징야에게 주장 완장을 채우며 반등을 노린다. 세징야는 2016시즌 대구에 입단해 K리그 무대를 밟은 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어왔다. 2022시즌과 2023시즌에 2연속 주장을 맡았던 그는 이번에 세 번째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세징야는 30대 후반으로 ‘노장’이지만 여전히 대구의 공격 물꼬를 트는 핵심 자원이다. 지난 시즌에도 32경기에 나서 14골 8도움을 올렸던 그는 충남아산과 승강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총 3골을 기록하는 등 강등 위기에서 팀의 해결사로 활약한 바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