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 정당 지지율 역전 어떻게 볼 것인가

입력 2025-01-20 00:34

1월 3주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 국힘 39%, 민주당 36%

높은 탄핵 찬성·정권교체 여론
타당치 않은 ‘보수과표집’ 주장

‘이재명 대표 찬반 구도’ 반영
민주당 절제·포용 필요성 경고

역시 ‘다이내믹 코리아’다. 12·3 비상계엄으로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약 75%의 국민이 찬성했다. 약 한 달이 지났다. 지난 16일 정기 여론조사인 전국지표조사(NBS) 결과가 발표됐다.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33%가 나왔다. 국민의힘이 앞서는 조사 결과였다. 한 달 전(12월 3주차)에는 국민의힘 26%, 민주당 39%였다. 국민의힘은 9% 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6% 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은 13% 포인트 앞서다 2%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역전됐다.

지난 17일 역시 정기 여론조사인 한국갤럽 조사가 발표됐다. 국민의힘 39%, 민주당 36%가 나왔다. 3% 포인트 격차로 국민의힘이 더 높았다. 한 달 전(12월 3주차)에는 국민의힘 24%, 민주당 48%였다. 민주당은 24% 포인트를 앞서다가 3%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역전됐다.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계엄 찬성론자들이 더 많아진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 더 많아진 것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는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수긍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보수 과표집’ 의혹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지지층이 과잉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첫째, 주관적 정치 성향은 수시로 변동한다. 여론조사는 인구통계학적 요건을 충족하며 실시된다. 연령, 지역, 성별이 대표적이다. 나머지는 답변자의 주관적 성향이다.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지, 보수·중도·진보 중에 어떤 이념 성향인지는 답변자 마음이다. 정치 상황에 따라 보수·중도·진보 비율이 바뀌는 게 일반적이다.

둘째, 최근 여론조사가 ‘튀는’ 조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2023년 7월부터 최근까지 19개월간 보수·진보의 평균 비율을 뽑아봤다. 19개월간 ‘보수 평균’은 30.0%였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높게 나왔던 1월 3주차는 33.7%였다. 둘을 비교하면 3.7% 포인트 격차인데, 이 정도를 과표집으로 보기 어렵다. 통상적인 변동 수준이다.

19개월간 ‘진보 평균’은 27.0%였다. 민주당이 적게 나왔던 1월 3주차는 26.2%였다. 오히려 장기 평균과 비슷했다. 민주당이 높게 나왔던 12월 3주차는 진보층이 35.7% 반영됐다. 장기 평균과 비교하면 8.7% 포인트 더 많다. 그렇다고 이를 과표집이라고 보긴 어렵다. 12·3 비상계엄 이후 진보층이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한다.

탄핵 반대 비율이 더 높아진 것인가. 그렇지 않다. 탄핵 찬성 57%, 탄핵 반대 36%다. 여전히 탄핵 찬성이 압도적이다(한국갤럽 1월 3주차).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듯 윤 대통령 인기가 치솟았다는 주장이 사실인가. 그렇지 않다. ‘탄핵 심판 과정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응’을 물어보면 부정 평가 63%, 긍정 평가 33%다.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다(NBS 1월 3주차).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많은 것인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지,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지 물었다. 정권 교체 48%, 정권 재창출 40%였다(한국갤럽 1월 3주차).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이 3% 포인트 높게 나왔다. 그러나 정권 교체 여부를 물어보면 정권 교체가 정권 재창출보다 8% 포인트 높게 나온다.

그럼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는 것은 왜인가. 결론부터 말해 탄핵 국면에서 대선 국면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여론으로 볼 수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한 게 지난달 31일이다. 이날을 분기점으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 가동됐다. 국민들은 마음속으로 윤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기 대선을 생각하게 되자 이재명 대표에 대한 찬반 구도로 관심사가 이동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역전한 여론조사는 이 대표에 대한 찬성·반대 구도가 반영된 것이다.

정당 지지율 역전은 다가오는 대선이 박빙으로 진행될 것임을 암시한다. 최근 여론 흐름은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 절제와 포용의 필요성을 경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후보로 나올 경우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다이내믹 코리아는 양대 정당 모두에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