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가 한국 전기 승용차 시장에 참전했다. 테슬라와 ‘글로벌 전기차 왕좌’를 다투는 BYD가 선봉으로 내세운 모델은 ‘아토3’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 후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저가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BYD코리아는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승용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었다. 국내외 기자를 포함해 25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BYD의 한국 진출은 업계 핫이슈였다. 한국 시장에 내놓은 첫 모델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다. 2022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글로벌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차다. 1회 충전으로 도심은 349㎞, 고속도로는 287㎞까지 주행 가능하다. BYD코리아는 이날 아토3의 사전계약을 시작했고 다음 달 중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행사장에서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부문 대표가 가격을 공개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기본 모델은 3150만원, 상위 트림인 플러스 모델은 3330만원이다. 먼저 출시한 일본에서 450만엔(약 4200만원), 독일에서 3만7990유로(약 5700만원)를 책정한 것과 비교해도 훨씬 저렴하다. 정부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 후반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아토3와 동급 경쟁 차종으로 분류되는 기아 EV3(3995만~485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BYD코리아는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 확보가 용이하다.
BYD의 저가 공세는 다른 경쟁사의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환경부가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는 차량 가격을 55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낮춘 것도 전기차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이 장기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에 세계 시장에 저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엔 내년쯤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진수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지난 15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BYD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분명히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중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에 BYD코리아가 쉽게 자리 잡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BYD는 자국주의 소비 성향이 강한 일본 시장에서 지난해 전기차 2223대를 팔아 토요타를 제치고 전기차 부문 ‘톱4’에 올랐다. 조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목표 판매량은 없다. 보다 많은 한국 소비자가 BYD의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을 경험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BYD코리아는 오는 4월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도 참가한다. 올해 하반기에 중형 전기 세단 ‘실’과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7’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