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을 만들어갈 첫 진용이 갖춰졌다. 대한항공은 5년 만에 부회장 체제를 갖추게 됐고, 아시아나항공과 산하 계열사 대표는 대한항공 출신으로 채워졌다. 통합 항공사 출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6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신임 부사장(대표)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송 대표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래된 두 항공사가 합쳐지는 만큼 조직 안정과 정서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대한항공 DNA’를 이식하는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본부장, 동남아지역본부장, 미주지역 본부장 등을 거쳤다.
노선 구성, 서비스 체계, 조직 운영 방식 등 통합 브랜드 구축에도 매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마일리지 통합 문제도 해결 과제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 중순까지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아시아나항공 산하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대한항공 출신을 대표로 선임했다. 에어부산은 정병섭 대한항공 상무가, 에어서울은 김중호 수석부장이 각 항공사 대표자리를 맡게 됐다. 계열사 임원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산하 LCC인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합쳐지는 ‘통합 LCC’ 출범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에게 통합의 메시지를 제시했다. 조 회장은 “우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한 회사에 다른 회사가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 회장이기도, 아시아나항공 회장이기도 한 저에게 두 회사의 임직원 모두 소중한 가족”이라며 “통합까지 이르는 과정, 그리고 통합 이후에 능력과 노력에 따라 공정한 기회와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지주사 한진칼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한항공에 부회장이 선임된 건 2019년 11월 석태수 부회장 용퇴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15명의 아시아나항공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