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에 극우·우파 포퓰리스트 대거 초청

입력 2025-01-16 18: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20일)에 극우·우파 성향 포퓰리스트들이 대거 초청됐다. 반면 중도파 인사들은 대체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의 이념적 지향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적지 않은 세계 정상이 트럼프 취임식 초대장을 받았다. 미 국무부 기록상 1874년 이후 대통령 취임식에 타국 정상이 참석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트럼프의 초대는 극우나 권위주의 성향 인사들에게 집중됐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극우 자유지상주의 성향의 밀레이는 이스라엘 방문까지 취소하며 취임식 참석을 확정했다.

우파 정치인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초청을 받아 가능하면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 전부터 ‘친트럼프’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초대받았지만 참석은 하지 않을 전망이다. 초청장을 받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정 부주석이나 왕이 외교부장 등 고위급을 대신 보내는 식으로 성의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극우 정당 인사들도 트럼프의 초청장을 받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한 ‘영국판 트럼프’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프랑스 극우 정치인 에릭 제무르 재정복 대표가 취임식에 참석한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 포르투갈 극우 정당 체가의 안드레 벤투라 대표도 초청장을 받았다. 알리스 바이델 독일을위한대안(AfD) 공동대표는 초대받았지만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있어 참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은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의 대표적 중도우파 정치인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취임식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폴리티코는 “초청된 인사들에게는 공통의 이념적 배경이 있다. 우파·극우 정치인이거나 트럼프가 칭찬했던 지도자”라고 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