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초토화·트럼프 등판… 가자전쟁 전격 휴전

입력 2025-01-16 18:49 수정 2025-01-17 00:26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이 15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휴전 협상 타결 소식에 활짝 웃으며 서로 얼싸안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42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한 뒤 영구적 휴전을 논의한다’는 내용의 3단계 휴전안에 합의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5일(현지시간)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한 이후 15개월간 이어지며 가자지구 전역을 초토화시키고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은 우선 6주간 중단된 뒤 영구적 휴전 논의로 넘어간다. 하마스 세력이 크게 약화되고 이스라엘 국민들의 전쟁 피로감도 누적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판 효과가 맞물려 휴전이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협상단은 카타르 도하에서 96시간의 협상 끝에 ‘42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한 뒤 영구적 휴전을 논의한다’는 내용의 3단계 휴전안에 합의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르면 19일 휴전이 발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측은 전쟁 초기인 2023년 11월 인질과 수감자 일부를 교환하면서 7일간 일시적으로 교전을 멈췄을 뿐 전쟁을 사실상 종식시킬 목적으로 휴전한 적은 없었다.

양측은 이날 합의에 따라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과 이스라엘 교도소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게 된다.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이 석방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 가자지구에 98명의 인질이 남았고, 그중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규모는 990~1650명으로 추산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양측은 휴전 발효 후 16일째부터 2단계로 이스라엘군 철수, 3단계로 가자지구 재건 등을 논의하게 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개전 후 이날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4만670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쟁 과정에서 하마스 지도부가 거의 궤멸되고 ‘뒷배’인 이란의 힘도 눈에 띄게 약해진 가운데 ‘두 개(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전쟁’의 빠른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가 재집권하게 되자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감사를 전하고 워싱턴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