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고 수준의 휘도(화면 밝기)를 달성한 4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을 공개했다. 이 패널은 실시간으로 화면에 표시된 콘텐츠를 분석해 화질·음질을 상향하거나 최적화하는 인공지능(AI) TV에 최적화됐다. 수년째 실적 부진을 겪으며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선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4세대 OLED 신기술 설명회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 등으로 올해 사업 환경도 예년 대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반드시 턴어라운드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원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는데 올해에도 차별화된 역량을 발전시켜 고객의 숨은 니즈까지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4세대 OLED 패널의 휘도는 4000니트(nit·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다. 휘도는 화질의 핵심 요소로 휘도가 높을수록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한 표현이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는 휘도를 높이기 위해 적녹청(RGB) 소자를 독립적으로 쌓아 빛을 내는 ‘프라이머리 RGB 탠덤’ 구조를 적용했다. 이 구조는 광원을 총 4개 층으로 구성하는 기술로 기존 대비 한 개 층을 추가해 생산되는 빛의 양을 늘렸다.
전력 소모가 크게 늘어나는 AI TV에 맞춰 에너지 효율도 극대화했다. 소자 구조 및 전력 공급 체계를 개선해 패널의 온도를 낮춰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이 약 20%(65인치 기준) 개선됐다. 인체 친화적 기술도 적용해 사용자의 시력 및 생체 리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유해 블루라이트 비중을 크게 낮췄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기술력 차이를 현저하게 벌려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8328억원, 영업이익 831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3년 4분기(1317억원) 이후 1년 만으로 OLED 전환을 가속화하며 사업구조를 개선한 효과로 분석된다. 정 사장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성장할 수 있다”며 “OLED를 중심으로 기술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