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기다림 끝에 만난 ‘첫 성도’…48만 감동한 교회 사연

입력 2025-01-17 03:00 수정 2025-01-17 10:09
김지유 목사가 지난 5일 충남 천안의 메시지처치 예배당이자 가정집인 아파트에서 열린 예배에서 첫 성도(뒷모습)에게 설교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김 목사 가정이 첫 성도를 위해 장을 보러 나가는 모습. 메시지처치 제공

1년간 집을 예배당 삼아 온라인으로 말씀을 나눠온 한 개척교회에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한 명의 성도에 대한 목회자의 애틋한 마음이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번듯한 교회 건물, 등록 교인 숫자 등이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는 시대에 한 영혼의 소중함과 목회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는 간증이 이 교회 인스타그램에 이어졌다.

이 교회는 마지영(39) 김지유(35) 목사 부부가 지난해 1월 개척한 충남 천안에 있는 ‘메시지처치’다. 목사 부부가 최근 교회 인스타그램에 ‘개척 1년 만에 1명이 교회 등록을 했다’는 근황을 알린 게시물은 47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이 글에 남겨진 응원도 3300개가 넘는다. 한 구독자는 “우주보다 귀한 한 성도를 보내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김지유 목사가 지난 5일 충남 천안의 메시지처치 예배당이자 가정집인 아파트에서 열린 예배에서 첫 성도(뒷모습)에게 설교를 하고 있다. 메시지처치 제공
교회가 한 성도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은 치열하고도 지난했다. 나 목사와 김 목사는 2018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백석)에서 나란히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여러 교회에서 청년부와 교육부에서 일하다 2023년쯤 교회 개척을 준비했다. 부부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공간에서 먼저 시작해 보자”며 지난해 1월부터 아파트에서 예배를 드렸다. 성도는 부부와 아들이 전부였다. 2개월 차부터는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경기도 용인의 한 영어학원에서 오후 예배를 한 차례 인도했다. 나 목사의 매형이 운영하는 학원이었다. 가족과 지인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말씀 나눔의 대상을 넓히고자 온라인 사역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비기독교인도 이해하기 쉬운 예화에 성경 말씀을 담아 짧은 묵상 영상을 올렸다. 이를 구독하는 사람은 최근 1600명까지 늘었다.


김 목사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척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무런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4일 한 사람이 온라인 등록카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교회에 나가지 않던 여성 ‘가나안 성도’였다. 그는 교회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골라서 감사하지 말자’(딤전 4:4)는 영상 묵상을 보고 등록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새해 첫날 예배를 시작으로 주일 예배를 함께하고 있다.

김 목사는 “첫 성도님은 하나님이 주신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부부는 한 영혼을 기다리며 예배처소인 집을 쓸고 닦았고, 가구 배치도 변경했다.

“우리 성도님이 더 예배다운 예배를 드리고 말씀에 집중할 수 있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꾸몄어요. 3살 아이도 장난감을 스스로 치우며 집사님을 기다렸죠.”(웃음)

부부는 최근 ‘교회에 가보고 싶다’며 온라인 등록카드를 작성한 또 다른 2명의 성도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김 목사는 “여러 교회에서 10년 넘게 목회하는 동안 성도님들이 늘 주변에 계셨기에 소중함을 잊었던 건 아닌가 싶었다”면서 “소방관이 불길로 뛰어가듯 목회자로서 한 영혼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을 간구하며 한 걸음씩 성실히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