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집을 예배당 삼아 온라인으로 말씀을 나눠온 한 개척교회에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한 명의 성도에 대한 목회자의 애틋한 마음이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번듯한 교회 건물, 등록 교인 숫자 등이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는 시대에 한 영혼의 소중함과 목회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는 간증이 이 교회 인스타그램에 이어졌다.
이 교회는 마지영(39) 김지유(35) 목사 부부가 지난해 1월 개척한 충남 천안에 있는 ‘메시지처치’다. 목사 부부가 최근 교회 인스타그램에 ‘개척 1년 만에 1명이 교회 등록을 했다’는 근황을 알린 게시물은 47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이 글에 남겨진 응원도 3300개가 넘는다. 한 구독자는 “우주보다 귀한 한 성도를 보내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김 목사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척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무런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4일 한 사람이 온라인 등록카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교회에 나가지 않던 여성 ‘가나안 성도’였다. 그는 교회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골라서 감사하지 말자’(딤전 4:4)는 영상 묵상을 보고 등록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새해 첫날 예배를 시작으로 주일 예배를 함께하고 있다.
김 목사는 “첫 성도님은 하나님이 주신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부부는 한 영혼을 기다리며 예배처소인 집을 쓸고 닦았고, 가구 배치도 변경했다.
“우리 성도님이 더 예배다운 예배를 드리고 말씀에 집중할 수 있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꾸몄어요. 3살 아이도 장난감을 스스로 치우며 집사님을 기다렸죠.”(웃음)
부부는 최근 ‘교회에 가보고 싶다’며 온라인 등록카드를 작성한 또 다른 2명의 성도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김 목사는 “여러 교회에서 10년 넘게 목회하는 동안 성도님들이 늘 주변에 계셨기에 소중함을 잊었던 건 아닌가 싶었다”면서 “소방관이 불길로 뛰어가듯 목회자로서 한 영혼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을 간구하며 한 걸음씩 성실히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