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역행’ 폴더폰 꾸준한 인기의 비결은 줄지않는 수요

입력 2025-01-17 01:32
‘스타일 폴더1’ 제품 사진. KT공식몰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폴더 형태의 스마트폰인 ‘시니어 폴더폰’으로 격돌을 벌인다. 시니어 폴더폰은 고령층 사이에서 수요가 높아 효도폰 등의 명칭이 붙었지만 초등학생들의 키즈폰과 수험생들의 ‘공신폰(공부의 신 휴대폰)’으로도 사용되면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제품군이다. 이통사들은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에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틈새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이르면 다음 달 폴더형 스마트폰 ‘스타일 폴더2’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2022년 출시된 ‘스타일 폴더1’의 후속작으로 카메라 화소와 배터리 용량 등 기능적 측면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돼 카카오톡,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앱을 다운로드하고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스펙을 갖췄다.

시니어 폴더폰은 저성능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연령대에서 수요가 있는데, 특히 고령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전화와 메시지 등 기본적인 기능만 활용하던 고령 사용자들도 동영상과 웹 검색이 일상화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서 최소한의 기능만 갖추되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을 꾸준히 찾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 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70세 이상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22년 59.2%, 2023년 66.5%, 2024년 73%로 지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해당 연령대의 OTT 사용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 16.3%에서 지난해 27.1%까지 올랐다.


저성능 스마트폰은 초등학생들의 입문 휴대폰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T는 지난 5일 일본 산리오의 강아지 캐릭터를 적용한 ‘포차코 키즈폰’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리오의 ‘시나모롤’ 캐릭터를 넣은 키즈폰을 내놨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적용한 ‘ZEM폰 포켓몬에디션3’를 출시했고, LG유플러스는 자체 제작 캐릭터 ‘무너’를 내세운 ‘U+키즈폰 무너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통사들은 키즈폰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초등학생들 대상 교육 앱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키즈폰을 사용하는 초등학생들은 통신사의 잠재 고객이기 때문에 마케팅 차원에서 요금제 그 이상의 혜택을 주기도 한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저성능 스마트폰은 시험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휴대폰 기능의 범위가 전화·메시지 확인, 저용량 동영상 시청 등으로 제한돼 공부에 집중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폰은 시니어·키즈뿐 아니라 수험생과 취준생까지 전 연령대에서 골고루 수요가 있는 제품이라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