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등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사를 받은 후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다. 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된 것은 처음이다. 공수처는 16일에도 윤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이다.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대기하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법원으로 이동하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는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가 수사한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인 등이 주로 수감됐던 곳이다. 현재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관석 전 의원 등이 수감돼 있다. 2019년 문재인정부 당시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으로 만났던 윤 대통령과 조 전 대표의 악연이 이어지게 됐다.
법무부 교정당국과 대통령경호처는 경호·경비와 예우 수준 등을 사전에 협의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구치소 주차장까지만 경호하고 구치소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는 것으로 협의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내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밤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피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으로 사실상 독방으로 운영된다.
서울구치소 내 대기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9월 ‘백현동 개발특혜’ ‘쌍방울 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당시 대기한 곳이다. 이곳엔 TV와 침구류가 구비돼 있다. 바닥엔 전기장판이 깔려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윤 대통령은 3평대 독방에 수용될 전망이다. 교정당국은 앞서 수용됐던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들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월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일반 수용자 6~7명이 함께 쓰는 혼거실을 개조해 만든 약 3.04평(화장실 포함·10.08㎡) 넓이 독방에서 생활했다. 2018년 3월 구속된 이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의 3.95평(화장실 포함·13.07㎡) 면적 독거실에 수용됐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