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北포로 영상 또 공개… “러시아에 이용당한 이들”

입력 2025-01-15 19:05 수정 2025-01-16 00:07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엑스에 공개한 영상에서 20세 북한군 포로가 수용소 침상에 누워 심문을 받고 있다. 엑스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를 심문하는 영상을 추가로 공개하며 “우크라이나를 알지도 못하는 이들(북한인)을 러시아가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엑스에 북한군 포로를 심문하는 4분16초 분량의 두 번째 영상을 올리며 “북한군 병사들과 우크라이나 심문관의 소통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세부 사항을 검증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는 러시아가 이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완전한 정보 공백 속에서 자라 우크라이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을 러시아는 오직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 이 전쟁을 원하는 것은 오직 러시아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수호하는 전사들과 우리의 독립을 위해 도움을 주는 세계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영상에 등장하는 포로는 지난 11일 젤렌스키의 발표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2명의 북한군 병사 중 20세 소총병이다. 그는 12일 공개된 첫 번째 심문 영상에선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장에 지난 3일 투입됐다”고 진술했다.

두 번째 심문 영상에서 그는 전장에서 부상당한 동료 부대원들과 방공호로 피신했다가 철수하기 위해 숲으로 이동했지만 자신은 다리를 다쳐 따라가지 못했고, 2~3일간 누운 상태로 방치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발각돼 차량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심문관이 러시아 투바공화국에서 발급된 허위 신분증에 관해 묻자 그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듯 “사진은 없었고 러시아어로 적혀 있었다”고만 답했다. 2005년생인 그의 허위 신분증에는 1994년생 ‘안톤 아리우킨’이라는 이름이 러시아어로 기재돼 있었다.

그는 ‘러시아군이 마을에서 민간인을 내쫓았다고 들은 적이 있느냐’는 심문관의 질문을 잘못 이해한 듯 파병 북한군에게 교육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포로·민간인 대응 수칙을 실토했다. 그는 “(붙잡힌)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집과 총을 종이에 그려 보여주고 ‘집으로 가겠는가, 아니면 끝까지 싸우겠는가’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며 “집으로 가겠다고 하면 보내준다”고 말했다. 심문관이 ‘총을 택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죽이라고 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부대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나 민간인을 생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