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g 생존 기적’ 아기 근황에 함께 손 모은 3000명

입력 2025-01-16 03:01 수정 2025-01-19 16:36
최문희 사모가 경기도 수원 영통구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기도삽관 튜브를 끼고 치료를 받고 있는 딸 정이서(1)양의 손을 잡고 있다. 정우준 목사 제공

“하나님, 이서가 빨리 회복돼 엄마 곁으로 돌아와 방긋 웃을 수 있게 회복할 힘과 기적을 주세요.”

경기도 수원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 중환자실, 30개의 병상 중 유일한 소아 침상에 기저귀를 찬 채 기도삽관 튜브로 힘겹게 숨을 이어가며 생명의 끈을 붙들고 있는 작은 아기가 있다. 11개월 전 890g의 ‘초극소 저체중아’로 태어났지만 생존해 한 번의 기적을 선물해줬던 정이서(1)양이다.

이서는 수원 영통에서 소망을노래하는교회 정우준(40) 목사와 최문희(37) 사모 사이 5남매 중 막내딸로 지난해 2월 태어났다. 정 목사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서는 임신 26주 만에 출생해 너무 작았지만, 65일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몸무게를 1.8㎏까지 늘려 건강하게 퇴원한 기특한 딸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이서가 1년도 채 안 돼 다시 입원한 건 지난달이다. 감기에 걸려 며칠 고생하던 이서가 잘 먹지 못하고 호흡마저 힘들어져 병원에 갔는데 수액을 맞다 입술이 보라색으로 변하며 청색증이 나타난 것이다. 응급처치 후 아주대병원 소생실로 옮겨진 이서는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 진단을 받았다. 정 목사는 “RSV는 감기와 비슷하지만 미숙아나 영유아,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라고 전했다.

현재 이서는 기관 내 삽관을 한 상태로 산소포화도(혈액 속에 있는 산소의 양)가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산소포화도 정상 범위는 95~100% 사이인데 이서는 현재 40~60%대를 유지 중이다. 의료진은 “21일 동안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했다”고 말했다고 정 목사는 전했다.

오직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는 정 목사는 간절함을 담아 인스타그램에 이서의 상황을 공유했다. 이 글이 확산하면서 또 한 번의 기적을 바라는 기도가 댓글로 이어지고 있다. 이서와 이서 가족을 응원하는 ‘좋아요’도 3000개가 넘었다.

정 목사는 “입원 19일 만에 처음으로 산소포화도가 잠시 90%까지 오르더니 지금은 다시 떨어져 이서가 잘 버텨주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언제든 호흡이 멈출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사람은 할 수 없으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는 주님의 말씀을 믿고 의지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내와 병원을 오가며 네 자녀를 돌보는데 지적장애가 있는 셋째 아들까지 돌봐야 해 많이 지쳐 있다”면서 “이서의 회복과 우리 가정을 위해 잠시라도 두 손 모아 기도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SNS를 통해 보여준 여러분의 따뜻한 기도와 응원 잊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