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사임할 거냐” “바람피운 건 괜찮나” 사생활 공방

입력 2025-01-15 18:43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연합뉴스

“장관 되고 술 마시면 사임할 것이냐.” “성폭행이 아니고 바람피운 것은 괜찮나.”

1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청문회에서는 성추문과 과도한 음주 이력 등 지명자의 사생활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철통 방어에 나서면서 헤그세스의 장관 인준 가능성이 커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민주당 잭 리드 의원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헤그세스를 향해 “당신이 쓴 글 등 다양한 출처에 따르면 전쟁법 무시, 잘못된 재정 관리, 군인에 대한 인종·성 차별적 발언, 알코올 남용, 성폭행, 성희롱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며 “국방장관으로 인준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당신이 군에서 어떤 지도자 직책을 맡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팀 케인 의원도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국방장관이 될 자격이 있는지 말해줄 수 없느냐”고 따졌다. 이어 “2017년 두 번째 아내와 이혼 전이었는데, 세 번째 아내가 될 여성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은 게 사실이냐”고 물으며 “그 딸이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돼 바람을 피웠다”고 지적했다.

헤그세스는 성폭행 의혹에 대해선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라며 “철저히 조사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러 의혹에 대해 “좌파 언론의 인신공격”이라며 “이런 공격을 기꺼이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마지 히로노 의원은 “당신은 최근 공화당 동료들에게 술을 끊었고, 장관 임명이 확정되면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24시간 내내 근무해야 하는 장관 자리에서 술을 마실 경우 사임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헤그세스는 “제가 봉사할 장병들을 대신해 (금주 약속을) 한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트럼프 2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헤그세스 지원 사격을 했다. 왈츠 의원은 헤그세스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점을 거론하며 “그는 국방부 본부가 아닌 최전방에서 싸운 장교 출신 첫 국방장관으로서 시각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헤그세스의 어떤 답변도 위원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을 방해하지 않은 것 같다”며 “트럼프가 취임 선서를 한 뒤 (인준) 투표에서 헤그세스 지명이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내각 인사 중 가장 먼저 청문회를 거친 헤그세스는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으면 인준될 수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