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는 날, 아이는 하얀 눈 위에 찍힌 새 발자국을 따라 걸어간다. 아이가 발자국 모양에서 새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 발자국은 새가 되어 날아간다. “나도 날아볼까”라며 사뿐히 눈 위에 눕자, 아이도 붉은 새가 되어 하늘을 날기 시작한다. 친구 새들과 함께 멀리 즐겁게 날고 있을 때, 먹구름이 몰려온다. 군홧발을 닮았다. 그래도 까맣게 뒤덮은 하늘을 용감하게 헤쳐나간다.
눈 오는 날, 아이의 상상 나래 속에 펼쳐지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소망을 담았다. 제2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주인공 아이는 전쟁으로 자유를 잃은 아이이며, 어른들의 틀 속에 갇혀 지내는 아이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새 발자국은 원 안에 새 발자국을 담은 평화 기호(○)와 닮았다. 심사위원들은 “되풀이해 읽을수록 조금씩 다르게 읽히고 작품 안의 더 큰 사유와 마주하게 된다”고 평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