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불법수사… 유혈사태 막으려 출석”

입력 2025-01-15 18:48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기에 앞서 대국민 담화 영상을 촬영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체포영장이 집행된 뒤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수사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2분48초 분량의 영상을 통해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와 경찰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며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은 체포영장 집행 후 윤 대통령이 탑승한 경호차량이 관저를 빠져나와 공수처로 향하던 오전 10시46분 대통령실에 의해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게 되고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봤다”며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30세대가 ‘탄핵 반대’ 집회에 다수 참석한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관저를 나서기 직전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다치지 않는 것”이라고 했고, 체포영장을 제시한 공수처 검사에게 “알았다. 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 측은 ‘체포’가 아닌 ‘임의출석’이라는 표현을 고수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