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35년 감축 목표 확정
탄핵 정국에 예측하기 어려워
재생에너지·원전 가동률 높여
온실가스 감축 초과 달성에도
NDC 2030 이행조차 어려워
단순한 목표 설정서 벗어나
혁신과 도약의 계기 만들어야
탄핵 정국에 예측하기 어려워
재생에너지·원전 가동률 높여
온실가스 감축 초과 달성에도
NDC 2030 이행조차 어려워
단순한 목표 설정서 벗어나
혁신과 도약의 계기 만들어야
2015년 파리기후협약은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체결한 국제 협약이다. 올해 2025년은 이 협약에 따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NDC 2035’를 설정해야 하는 중요한 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발생한 위헌적 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정치적·사회적으로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과 기후위기 대응에 선도적이던 유럽의 경제침체는 전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안타깝게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NDC 2030은 2018년 대비 40%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집약적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경제구조를 가진 대한민국으로서는 매년 4.17%를 감축해야 하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그럼에도 2023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6억2420만t으로, NDC 2030 달성을 위한 연간 목표치보다 4.4%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현재까지 NDC 2030 이행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원전 가동률 증가로 인해 무탄소 발전 비중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나 산업체 사고 등으로 인한 일시적 감축 효과와 NDC 2030에서 연도별 감축량이 목표 연도에 가까운 몇 년간 집중되도록 설계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목표 달성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다.
NDC 2035를 설정할 때는 현재보다 더욱 발전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원칙이 포함된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5%, 2035년까지는 60% 감축해야 한다는 목표가 제시됐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탄소중립 기본법 8조 1항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민의 기본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며 2030년과 2050년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명확한 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이는 NDC 2035 목표 설정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나아가 NDC 2035는 역사적 누적 배출량을 반영한 국제적 책임을 포함해 1.5도 상승 억제를 위한 감축량 배분과 탄소 감축 기술에 기반한 과학적 근거, 정부·기업·시민사회는 물론 미래세대와의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설정돼야 한다.
미국과 같은 패권국가는 정권 성격에 따라 기후정책 추진 속도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에는 큰 변동이 없다. 반면 중국은 강력한 정부 리더십을 기반으로 내수 기반의 경제 성장과 함께 태양광, 풍력, 전력망·수소·전기차 기술 등 탄소중립 시대의 미래 핵심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NDC 2035 목표치는 단순히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과도하게 적극적인 목표는 국내 경제와 이해관계자 간 사회적 통합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반대로 지나치게 소극적인 목표는 국제적 흐름에서 뒤처져 외교적 고립, 국경조정제도와 RE100 이슈에 직면한 국내 수출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목표치 자체가 아니라 전환·산업·수송·건물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통해 낡은 틀을 혁신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는가에 있다.
대한민국은 위기이자 대전환기의 초입에 서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경제활력 저하, 경제성장률 하락은 구조적 문제로 사회경제적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미루거나 연기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은 모든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사회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탄소중립 전환은 단순히 그 분야에만 전념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서만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흐름 속에서 NDC 2035는 대한민국이 기후위기 극복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줄 중요한 기회이자 사회경제적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전환과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동시에 달성하며,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윤제용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