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친환경차 ‘역대 최대’ 70만8000대 수출

입력 2025-01-15 01:42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친환경 차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 등 친환경 차를 70만7853대 수출했다. 2023년보다 3% 증가한 수치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앞에 현대글로비스 선적에 실릴 예정인 차량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친환경 차 수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라인업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다만 내연기관 차를 포함한 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친환경 차 수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2023년(68만7420대)에 달성했던 최대 수출 기록을 3.0% 넘어섰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차를 합한 수치다.

친환경 차의 수출 신기록을 견인한 건 하이브리드차다. 전년 대비 44.6% 증가한 39만7200대 수출했다. 전체 친환경 차 수출 가운데 56.1%를 차지한다. 전기차(-26.1%), PHEV(-17.1%), 수소차(-66.0%) 등은 수출이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차와 전기차의 ‘징검다리’로 여겨진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추세에 맞춰 하이브리드차 생산과 수출 물량을 조절했다.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수출한 친환경 차는 투싼 하이브리드(9만3547대)다. 이어 코나 하이브리드(7만353대), 아이오닉5(6만8227대) 순이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6만9545대)를 가장 많이 수출했다. EV6(4만2488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3만8297대)가 뒤를 이었다.

다만 내연기관 차를 포함한 전체 수출은 218만698대로 2023년(221만6231대)보다 1.6% 줄었다. 세단보다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이 150만6287대(69.1%)로 10대 중 7대를 차지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기록한 수출액 533억6000달러는 한국 전체 수출액(6838억달러)의 7.8%에 해당한다. 지역별 비중을 보면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55.6%, 유럽 18.7%, 아시아·태평양 9.1%, 중동·아프리카 9.1%, 중남미가 5.2%를 차지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흥시장으로 지역 다변화를 이룬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차의 질주는 올해 들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준중형·중형 차급 중심이었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소형·대형·럭셔리 차급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성능과 연비를 대폭 개선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 도입도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전기차 신차 출시도 예정돼 있다. 현대차는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출시한다. 기아는 전기 SUV EV3, EV5, 전기 세단 EV4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